2016/04/22 20:22

토킹 헤드 中 “영화란 이야기” 과대망상 아티클


(한창 작업이 계속되던 스튜디오가 발칵 뒤집어진다. 한달 뒤 완성예정으 로 제작되고 있던 화제의 애니메이션 토킹 헤드의 감독이 실종된 것. 미완성 부분은 남아있는 시나리오조차 없다. 이 영화를 끝내기 위해 한 남자인 “나”가 스튜디오에 고용된다. 그는 어떤 감독의 연출스타일도 완벽하게 흉내낼 수 있는 뒷거리의 해결사였던 것. 하지만 제작스탭들이 하나둘 살해되고 사건은 점점 얽혀 들어간다…)

“나” : 그래서?

이토 카즈마 : 레이 씨완 기획 회의부터, 그래요, 삼 개월 정도 어울렸죠. 결국 각본은 완성되지 못했지만요. 그 자신이 던져버렸으니까.

“나” : 거길 좀 자세히 …

이토 카즈마: 그러니까 말이죠,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레이 씨가 생각했던 건 일종의 공포영화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게 또 … 아, 당신 SFX 좋아합니까?

“나” : 싫어합니다.

이토 카즈마 : 레이 씨도 그랬습니다. 예를 들면

(배를 열어보인다

각본 : 이토 카즈마)

이토 카즈마 : 제가 이런 짓을 하는 걸 매우 싫어했습니다. 영화란 그 내부에 드라마라는 합리적 공간, 그러니까 의사적인 현실을 상정하기에말로 이러한 행위가 기이하고 특수한 행위일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해, 내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 이 장면이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에게도 체험할 법한 리얼한 현실감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제 창자를 갖고 노는 저는 그저 머저리로밖에 안 보이니까요.

(머리를 뗀다)

이토 카즈마 : 토킹 헤드입니다.

“나” : 꽤나 고전적이군요.

이토 카즈마 : 과거에는 영화 그 자체가 경이이고 공포이며, 말하자면 마술 그 자체였습니다.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만, 그 당시 사람들은 스크린에서 미소짓는 아이에게 경탄하고 돌진해오는 기관차에 대혼란에 빠졌다고 하죠.

“나” : 좋았던 시절이였지. 연출가는 밥줄이 막히지만.

이토 카즈마 : 각본가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런 신경질적인 시대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짧은 영광과 몰락. 그 미소만으론 받아들여지지 않게 된 꼬맹이가 애교를 부리듯, 버려진 여자가 테크닉으로 달려버리듯, 영화도 기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머리를 쏜다)

이토 카즈마 : 그러나 보는 욕망을 에스컬레이트해 이젠 무감동해진 시선에 이 이상 뭘해봤자 뻔하죠.

“나” : 그래서?

이토 카즈마 : 갖은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손에 넣은 비밀병기. 궁극의 필살기. 이야기 말입니다. 요술이나 트릭을 대신해 공통의 룰이 되어 영화에 현실을 만연시킨 이야기를 해체하고, 거꾸로 스크린에서 현실을 몰아내는 일. 

그 사람은 룰이 없는 게임을 하려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룰을 만들면서 노는 게임. 영화에 처음부터 존재하는 룰 따윈 없다. 왜냐면, 만들어진 작품이 그대로 룰이 되는 게 영화니까.

(손이 머리에 담배를 물린다)

“나” : 애니메도 똑같다고?

이토 카즈마: 물론입니다. 애니메는 선행하는 실사 작품을 모방해, 음, 추체험함으로써 영화가 되었으니까. 막 태어난 괴물은 이야기란 새로운 마술을 통해 영화가 되었다.

(끽끽끽)

그러나 그 때부터 영화는 보다 자연스러운, 보다 리얼한 세계, 그러니까 보다 현실적인 세계에 창조를 향했고, 그 내부에서 불합리한, 부조리한, 비현실적인, 임시변통의 세계를 몰아내기 시작해 마술 그 자체로서 영화는 급속히 잊혀지고 있었다.

그에겐 그게 참을 수 없었다. 이야기의 그릇으로써 영화가 아니라, 영화란 이야기에 얼마나 충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나” : 그렇군.

이토 카즈마 : 알아들었습니까? 그건 대단하군요.

“나” : 그래서, 던져버린 시나리오는?

이토 카즈마 : 명석하고 논리적인 구조를 획득하면서도, 그것도 연속 살인 사건을 모티프로 한 제 일급 스릴극, 이었습니다. 그가 실종되기 몇 일 전인가, 메모리에서 연기처럼 사라져버려서. 그게 본인이 꾸민 짓이었을지도.

어떡할까요? 전 아직 이 작품에 구속되어 있습니다만. 아, 아니면 모가지입니까?

“나” : 영화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어야 한다고?

이토 카즈마 : 끝날 수 있다면 뭐든 해피라고 생각합니다만. 게다가.

언젠가 필름은 … 변색하고 … 마멸해 … 불타 녹아버립니다. 그 사람의, 레이 씨의 말버릇이었습니다.

“나” : 마음에 드는군요. 각본을 계속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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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번역한 것에 덧대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만, 아무래도 단순 오역이라기보다는 영어자막을 중역한 듯한 느낌이 들어 재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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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도도리아 2017/11/20 23:13 # 삭제 답글

    애초에 이 영화가 한글 자막도 있었다니 몰랐네요.
    어디서 구하셨나요?
  • 늅실러 2017/11/21 07:32 #

    이 영상은 다음팟에 있었고 저는 그냥 원어 DVD를 남에게 빌려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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