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6 03:01

KR마스 ( 아이돌 마스터 드라마)에 대해 과대망상 에세이

첫째, 내부적 완성도에 대해

일단 세계관은 같고 무대와 배경은 바뀐다고 하니, 본래 있었던 아이돌의 이미지 문제 따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원작에 충실하기에 잘 만들었단 말은 어불성설, 잘 만든 작품과 못 만든 작품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해왔으니, 캐릭터 그대로여도 상관없다고 보지만요. 그래도 역시 오타쿠 물은 ‘그림’이라서 좋아하는 거니, 그런 기호와는 거리가 있는 실물은 따로 이름을 갖는게 좋겠죠.


다만, 모티프로써 애니메이션의 765 프로덕션의 이야기를 가져올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원작 리스펙트의 효과도 있고, 뭣보다 데레마스(346 프로덕션)나 밀리마스보다야 훨씬 비용이 싸게 먹히니까요. 애니나 게임에서도 갈 곳이 많아지고 한 건물이 커지면 로케 비용이 드는데, 실사인 드라마에서야 더 하겠죠.


가설입니다만, 모티프로써 <애니마스>(2011)의 765 얘기를 빌린다고 해도, 실제 모델은 기존의 드라마 <드림 하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 마스터식의 소프트 백합 성공담인 <드림 하이 3> 겠죠. 다만 <드림 하이>처럼 고예산은 기대도 안 하고요.


이런저런 형편을 고려해봤을 때, 참조해야 할 건 <애니마스>도 아니고 <드림하이>도 아니고,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생계형 아이돌의 대명사 카라의 다큐멘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실제로 그런 생활감을 살리는 편이, 머리에 가발쓰고 애니메 캐릭터들을 따라하는 식보다는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번안적 성격도 강한 프로젝트니까요.



둘째, 외부적 문제에 대해.

가미P가 공인이라고 했고, 반남이 진심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겠죠. 그렇다면 반남의 목적은 무어냐. “드라마의 오디션을 공개하고 투표하여 육성해가는 감각을 모두가 맛본 뒤에”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기획을 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데레마스의 전략을 확대적용해보겠단 거죠. 한 마디로 반남식 국제적/초 오타쿠적 AKB48의 탄생입니다. 이 국제적이란 말은 현해탄만을 가리키는 건 아닙니다. 실제 오디션 조건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OK라고 하며, 홈페이지에도 다언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지원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 기획이 성공하면 다른 비슷한 기획들도 따라 들어오겠죠.


반남의 목적이 아이마스 프로젝트의 (국제적/초 오타쿠적) 확대와 그 채널로써 한국의 확보라면, 다른 축들은 어떨까요? 방송국이야 <드림하이>뿐 아니라, <101 프로듀스>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덕도 보고 있으니 그런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을 올려준다면야 땡큐입니다. 이걸 제작하는 측은 IMX인데… 이 회사가 바로 코스프레 아이돌은 ‘코코소리’를 데뷔시킨 곳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아이돌을 키우기 위해 그리고 안정된 팬층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돌 마스터>란 브랜드 명이 필요했던 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대치의 성공을 거둔다면, 지금까지 모든 게 바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반남은 정말로 새로운 시장을 열게 됩니다. 여기선 리얼충-오타쿠의 구분도 없고, 일본 내수시장이라는 제한도 없습니다. 실사 오디션과 드라마에서 오타 컬쳐로 역유입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요. 이걸로 한국내 오타컬쳐에 대한 따가운 눈총이 좀 가라앉을 수도 있습니다.


단, 저는 이 형식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아이돌이란 건 근본적으로 산 사람에게 이미지를 강제로 덧씌우는 것이고 오디션 프로그램이란 어떤 경쟁체계와 그 경쟁체계의 선택권을 쥔다는 환상을 파는 것이니까요(그런 의미에서 아이돌 마스터 드라마도 안 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Pick Me’란 자기전시와 얼마나 다르겠습니까. 물론 성우 시장도 사실상 아이돌화했고, 이런 아이돌 기획이 사실상 그들의 등용문이란 걸 잘 아는데요… 그래도 그나마 가시적으로 캐릭터(페르소나)와 인간을 구분시켜주는 차단막이 되어준다고 오히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셋째, 그래서 현실적으로 성공할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IMX의 ‘코코소리’만해도 정보를 과잉소유하는 오타쿠들 사이에선 어딘가 어색하다는 게 티가 나서 어필이 안되었고, 반대로 그런 오타쿠 어필 자체가 일반인들 사이에선 불편할 거고. 위에서 카라 다큐멘터리를 참조하는 게 낫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이 회사의 행보를 보면 애니를 모티프로 하는 정도가 아니라 어느 특정 장면을 재현하려고 하지 않을까 의심스럽고요.

게다가 ‘각본없는 드라마’라서 재미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정말로 ‘각본있는 드라마’와 병행하겠다는 것이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될 수 있을까요? 얘네도 총선거해서 인기 있는 순서대로 메인 스토리 진행하고 스토리 분기하고 그러나?; 아무리 봐도 물과 기름을 그냥 섞어놓은 것 같은데 말이죠.


제 생각엔 <아이돌 마스터 제노그라시아>와 함께 반남의 무모한 기획으로 끝나지 않을지.


덧글

  • Gilloud 2016/04/16 13:58 # 삭제 답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현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신것 같아요. 잡다한 생각들이 어느정도 정리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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