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0 13:02

러브라이브와 glee 연출의 비교. 과대망상 에세이

표절이냐 오마쥬냐 보다는 "왜 실사의 연출은 애니메에서 그대로 쓸 수 없는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싶다.



※1기 1화 : 러브라이브건 Glee이건 새로운 캐릭터를 소개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둘 다 기존의 멤버들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새로운 캐릭터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것으로 묘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새로운 캐릭터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동시에 새로운 캐릭터의 능력을 동시에 보여줄 방법이 필요하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훔쳐보기'이다. '훔쳐보기'를 통해, 긴장감과 함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 매체의 기본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훔쳐 볼 때에는 꼭 1인칭 시점을 택하지 않더라도, 비밀스러운 작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따라서 캐릭터가 엄폐물에서 빼꼼히 나와서 보는 구도가 많으며, 이런 훔쳐보기 자체는 그렇게 뛰어난 발상은 아니다.

스파이 물인 메탈기어를 보조로 해서 설명을 진행해보자

예를 들면 메탈기어 솔리드 4에도 엄폐물에서 대상을 엿보는 장면이 있다.



2분 40초부터 3분 15초까지




이것을 본 뒤에 glee와 러브라이브 장면을 보면 기본적인 부분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Glee를 먼저 살펴보자.

Glee의 경우에는, 빼꼼히 튀어나오는 것과 더불어, 엄폐물에 빨간 색 포인트를 줌으로써 다른 부분들 보다는 엄폐물과 그 뒤에 숨어있던 캐릭터에게 시선을 주도록 했다. 또 카메라가 이동하면서 동시에 엄폐물은 옆으로 치우치고, 캐릭터가 화면 중앙으로 나오게 된다. 

그 뒤에 이어지는 씬도, 샤워실을 엿보다는 설정 자체도 좋지만 보여주는 방법도 좋다.  샤워실의 수증기로 가려져 소개될 새로운 캐릭터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즉, 신체의 일부만 보이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새로운 캐릭터의 모습이 보고 싶은 호기심을 갖게 된다. 완전히 안 보이는 것도 아니고, '보일 듯 말 듯'한 감질나는 기분을 준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구도의 치우침이다. 제일 처음에 훔쳐보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소개될 캐릭터도 그렇고, 구도가 삐딱하게 치우쳐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불안한 느낌을 준다. 이 불안한 느낌이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재미있는 것은 카메라의 시선 이동에 따라 배경도 거의 같이 이동하여 충분히 공간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포인트가 되고 있는 로커가 각도나 움직임에 따라 반사하는 면이나, 크기 등등이 조금씩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공간감과 그 공간감을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는 감각은 긴장감에도 영향을 준다. 



러브라이브는 어떤가?

러브라이브의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대부분의 것들이 부족하다. 먼저 배경미술이 거의 움직일 수 없고, 광원효과를 받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공간감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 공간감이 줄어듦에 따라서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연출의 효과도 줄어들었다. 구도의 치우침도 여기서 영향을 받아서, glee에 비하면 러브라이브는 너무나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일본 학교라는 설정에 맞게 변경을 시킨 부분들도 전부 그러한 긴장감을 줄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라커가 아니라 사물함이라는 설정으로 변경되어, Glee완 달리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줘서 시선을 집중시키던 기능이 상실되었다. 음악실의 문이 닫혀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음악실의 문이 아예 닫혀 있기 때문에 '감질나는' 기분이 부족하다. 완전히 안 보이는 것과, 보일 듯 말 듯한 것은 분명히 다르다. 차라리 문을 열어놓고 역광으로 실루엣만 보여줬으면 나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꿨으면 좋았을까?
나 역시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대단한' 발상을 내놓을 순 없다. 다만 나름대로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가장 큰 문제는 glee의 경우 구도의 치우침이 (2d 애니메론 재현하기 힘든) 3d 공간의 배경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방법은 3d 모델링을 이용하여 사물함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지금의 애니메이션에도 종종 사용되곤 하지만, 빠르게 화면을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서 너무나 빤히 보이기에 2d와의 위화감이 클 것이다.

내가 제시하는 다른 방법으론 처음부터 배경을 움직이지 않는 구도를 사용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메탈기어 솔리드의 예를 들면, 비하인드 카메라란 구도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움직이는 것이 '캐릭터'에 제한된다면, 예를 들면 화면 바깥에서 캐릭터가 살금살금 걸어와 벽에 등을 대었다가, 몸을 기울여 훔쳐보고, 거기에 맞춰서 카메라의 시선을 이동시켰다면 애니메로써는 조금 더 먹힐만한 연출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스크린 샷에서 저 문이 음악실 문이라고 생각해보면, 문이 열려 있고 마키의 흔적(벗어둔 자킷이라던가)이나 신체 일부, 역광을 받은 실루엣 등이 보였으면 좋았으리라. 아니면 '깜짝'효과를 노려서 새나 동물이 갑자기 소리를 내서, 호노카 방향으로 마키가 다가오게 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짤방으로는 남지 않았지만, 음악실로 들어가기 전에 노랫 소리를 듣고 눈을 왼쪽 오른쪽으로 굴리는 장면이 삽입되어 있다.

 나는 이것이 과연 애니메이션적으로는 어떤가, 하고 생각해본다. 좀 뻔한 소리지만, '소리'에 반응하는 것을 실사에서는 귀의 반응으로 연출하는 것이 무리더라도 러브라이브의 경우엔 귀가 커진다던가, 귀가 쫑긋거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바로 그런 실사의 제약을 뛰어넘는데 있지 않던가.

덧글

  • giantroot 2014/05/20 13:17 # 삭제 답글

    야매떼! 글리라이브 노 라이프와 모 제로다요!
  • 지벨룽겐 2014/05/20 14:33 # 답글

    본문에서 적으신대로 연출을 하려면 문내부의 음악실전경과 마키를 그려야하는 추가 레이어가 필요한 문제가있겠죠.. 어떤의미에선 이것자체가 애니메이션이 가지고있는 약점이라고 해야겠네요.

    마지막의 비하인드 카메라란 구도가 장면으로써 완성도는 확실히 원래 것보다 나을듯 한데, 애당초 이정도로 캐릭터만남에 비중을 줄 생각이었다면 구도를 연출베끼는 짓자체를 안했겠죠,
  • ㅇㅇ 2014/05/20 15:41 # 삭제 답글

    그저 애니밸리에서 러브라이브 글자 자체를 보기 싫은사람들이 난리치는거 아닌가...
  • 이내만이 2014/05/20 16:57 # 답글

    선라이즈에서 심심해서 한번 대충 만들어본 찌끄레기 가지고 뭘 진지하게 얘기를하나
  • 늅실러 2014/05/20 18:02 #

    선라이즈가 영상 연출에 신경 쓰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지 싶은데...
  • 의지있는 크릴새우 2014/05/20 17:37 # 답글

    그런듸 수증기 뭉게뭉게로 정보를 가리는 효과는 갓브라이브도 창틀이 빤딱빤딱 차광효과로 충분히 기능하고 있지 않나여!
  • 늅실러 2014/05/20 18:04 #

    의도는 그런 것 같은데, 컷이 두 번 나뉘어져 들어오기 때문에 연결이 부자연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창틀 너머로 클로즈업 컷으로 넘어가기 전 부터 '누군가 있다'는 느낌을 좀 더 줬다면 (정황상으로야 알 수 있지만)좋았겠지 싶싑니다..
  • 페라 2014/05/20 17:52 # 답글

    ㅋㅋㅋ
  • ?????????? 2014/05/20 20:00 # 삭제 답글

    베낀걸로 끝난 문제를 왜 자꾸 물고 늘어짐? 그러니 럽폭도라고 하지
  • Nero 2014/05/21 05:51 # 답글

    어떻게든 아니라고 바락바락 우겨도 저장면 하나만 있는것도 아니고 같은 작품의 연출을 계속 써먹는데 저정도면 표절입니다
  • 늅실러 2014/05/21 12:46 #

    배꼈냐 아니냐를 넘어서 간단히 말해 '럽라 연출은 왜 구려졌는가'란 이야기입니다. 배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면 배낀 거에 더해서 심지어 더 후지게 배꼈단 얘기겠죠.

    전 연출이 후진 이유에 대해 집중하고 싶었고, 표절이냐 오마쥬냐에 대한 이야기는 이 포스팅에선 곁가지이기 때문에 제쳐둔 겁니다.
  • Scarlett 2014/05/21 12:07 # 답글

    딱히 이번 표절건을 쉴드치는 글도 아닌것 같은데......오히려 이분 글을 읽노라면 아니메와 실사의 차이점을 염두에 두지않고 그대로 베낀 제작진의 무신경+무능함이 돋보이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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