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9 17:28

게임의 예술 식민지화에 반대하며 과대망상 아티클

1) 게임이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분들은, 물론 '고급 예술'을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그 이전에 게임이 일반 예술일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농구공이나, 농구를 하는 선수의 모습은 예술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농구는 예술이 아니다. 체스의 기보나, 체스 말, 체스 판은 예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체스는 예술이 아니다. 농구도 체스도 농구공이나 체스말이 핵심이 아니라 '룰'이 핵심이고, 예술의 정의를 '아름다움을 표현하여 형상화한 분야'라고 할 때 게임은 예술이 아니다.

학문이 예술이 아니라고 해서 학문에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고, 스포츠가 예술이 아니라고 해서 스포츠에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듯이, 예술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게임이 예술이 될 필요도 없다.



2) 물론 여기서 클레임이 들어올 수도 있다. 과거의 게임들과 달리 현재 디지털 컴퓨터 게임에는 많은 부분에 예술적 요소들이 들어가 있고, 단순히 룰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테마를 표현'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스탠릭 패러블 같은 게임은 '룰'보다는 '표현'이 더 중요한 게임이다. 그 부분을 인정하고 들어갈 때, 게임에도 '고급 예술'이 될 기회는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 부분을 딱히 무시하진 않겠다.



3) 내가 짜증스러운 점은 이거다. 내 생각에 게임이 예술이 된다면, 당연히 예술의 지평이 더 넓어지고 그 평가 기준이 더 풍성해져야 한다. 예술이 여태까지 정의했던 아름다움의 의미나 기준을 송두리째 바뀔 때, 게임이 예술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게임은 예술이다' 운운은, "게임은 예술의 식민지가 되어야 한다"처럼 들린다. 게임이란 '인터랙티브 성'을 갖고 있는 지방쯤 되는 취급이라는 거다. 그리고 그런 기준의 중심의 어떤 문학 중심적, 아니 플롯 중심적이나, 플롯 종속적이라고 부를만한 사상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GDC의 "플롯은 과대 평가 되었다"라는 이야기에 대한 과민반응이 그 증거다.



먼저 말해두겠는데, "플롯이 게임 플레이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라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분명 플롯은 게임에 영향을 미친다. 거기에 플롯이 주도적인 게임도 있고, 그러한 게임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게임이라는 매체에 있어서 플롯의 영향은 분명 타 매체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좋은 게임을 말할 때, 우리는 꼭 플롯이 좋은 게임만을 가리키진 않는다. 슈퍼 마리오는 지금 해봐도 재미있는, 좋은 게임이며, 테트리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황당한 태클들이 들어가는데, 그런 게임에도 '플롯은 있습니다'라는 태도들이다. 그렇다면 슈퍼마리오가 그렇게까지 '플롯 종속적'인가? 슈퍼 마리오는 분명히 플롯이 최소화되어 있는 게임이다. 게이머가 즐기는 것은 액션과 탐험이라는 '게임 플레이'이지, 슈퍼 마리오의 스토리에서 각별한 맛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다. 슈퍼 마리오가 나쁜 게임인지, 아니면 슈퍼 마리오가 플롯 종속적이지 않은지, 제발 한 가지만 해라. 슈퍼 마리오는 플롯이 얕아도 좋은 게임일 수 있다는 예시이지, 좋은 게임에는 플롯이 들어가야 한다는 예시가 아니다.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핫라인 마이애미>는 따지고 들면 뻔하고 뻔한 플롯이다. 배신당한 남자가 복수를 꿈꾸고, 그 뒤에 나오는 반전도 그다지 유니크한 얘기가 아니다. 그런 건 <달콤한 인생>같은 느와르 작품에서도 빤빤하게 사용하고 있는 뻔한 플롯이다. 그것도 그다지 세련되게 표현되었다고 말하긴 힘들고, 오히려 80년대식 유치함을 대거 끌고 왔다고 해야 맞지 않을까 싶다.

<핫라인 마이애미>가 유니크한, 좋은 게임인 이유는, 바로 그 게임의 플레이에 있다. 뿜어져 나오는 폭력과 긴장, 그것들이 끝난 뒤에 흐르는 기분 나쁜 음악과 함께 피 범벅된 바닥을 빠져나오는 '강제 현자타임'적인 체험은, 어디까지나 '게임 플레이', '게임 디자인'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반드시 한 남자의 복수극일 필요는 없다. 아무런 목적도 없는 싸이코의 연쇄살인이거나, 아프리카의 자경단이어도 상관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런 표현까지도 '플롯'에 넣고 싶어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은데, 거기까지 플롯의 의미를 확장해버리면 굳이 '캐릭터나 게임 플레이를 기억한다'라는 말처럼 '게임 플레이'를 구분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메탈기어 솔리드 3>의 "더 소로우" 보스전이 인상 깊은 이유는 단순히 삼도천을 건너는 플롯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여태까지 죽였던 적병들이 나와서 지나가며, 음산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비쥬얼과 음악 때문이다. 그것은 게임플레이를 통한 게임 체험이지, 플롯 때문이 아니다. 



게임에서 플롯 평가가 나온 이유가, 라이엇 게임에서 한 발표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동의한다. 하지만 정말로 게임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도타나 롤과 같은 AOS에서 얻는 '게임 체험' 역시 충분히 평가해야 할 것이다. 여태까지 예술의 평가 기준, 그것도 플롯만을 중심으로 한 평가만으로는 게임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없다. 그걸 고수하면서 게임이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예술의 기준에 복종하는 게임만이 좋은 게임이라는, 게임의 예술 식민지화에 지나지 않는다.


추가 :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news/519/read?articleId=1342087&objCate1=&bbsId=G003&searchKey=subjectNcontent&itemGroupId=30&itemId=&sortKey=depth&searchValue=%25ED%2594%258C%25EB%25A1%25AF&platformId=

플레이어들은 게임 플롯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원출처 IGN, 여유쓰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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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질풍의랩소디 2014/03/19 17:33 # 답글

    말씀에 동의하는바가 큽니다.
    다만 산업적 측면에서 보자면 예술 영역에 종속되는것이 사회적 인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업계는 그쪽으로 노력하는 것 또한 지당하다 생각합니다.

    플롯 관련해서는 발표자의 플롯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은 연후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너무 광의적인 범위를 사용 할경우 문제가 되겠지요.
  • 그런데 2014/03/19 17:37 # 삭제 답글

    그런데 본문의 '핫라인 마이애미' 내용은 스포일러인가요?
  • 늅실러 2014/03/19 17:37 #

    스포일러 성이 살짝 있습니다. 불편하다고 생각하시면 가리도록 하겠습니다.
  • 그런데 2014/03/19 17:39 # 삭제

    아무래도 가리시는 편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을 듯 싶습니다.
  • 늅실러 2014/03/19 17:53 #

    수정했습니다.
  • WeissBlut 2014/03/19 18:02 # 답글

    저도 지나치게 과민반응한 감이 있습니다만, 그래서 라이엇이 LOL을 그런 플롯 중시의 게임으로 만든 적이 있어서 저런 발표를 했냐는거죠.
    슈퍼마리오 얘기를 하셨는데 슈퍼마리오는 애초에 게임의 플롯이 얕던 시대에 만들어져서 수십년간 이름값을 쌓아올린 AAA급 IP입니다. 패미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1985년작이니 대충 28년에서 29년쯤 된 IP죠. 까놓고 말해서 파이널 판타지도 쌈싸먹는 인지도를 가진 시리즈인데 마리오를 현대에 새로 시작한 IP들과 비교하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요.
  • 엘레시엘 2014/03/19 18:09 # 답글

    저도 비슷한 이유에서 '영화같은 게임'이라는 문구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컷신 동영상에 버튼액션 몇개 때려박고 '영화같다'라고 칭찬하면 뭔가 영화가 게임보다 상위에 있는 무언가 같은 느낌이라...그런걸 게임이라고 하느니 차라리 그냥 영화를 보고 말죠.
  • 지벨룽겐 2014/03/19 18:36 # 답글

    어느정도 제 의견과 일치하네요,
    예술이 게임으로써 인정되는데 왜 이전까지의 예술 분야의 판단기준에 맞추어 인정되어야 하는가?
    미술->영화의 인정과정에 있어서 미술에 없던 이야기의 흐름과 시퀀스 연출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더해졌는데
    게임은 왜 그렇지 않고 이전의 판단기준에 맞추어 논의되는가 하는 부분이었죠,

    뭐 이번 GDC발표는 평소 플롯관여도가 적은 게임으로 저명한 제작자가 플롯을 까니 그런감도 있는듯 합니다.
  • 룸펜솔커 2014/03/20 01:11 # 답글

    왜 게임이 예술이 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예술은 거창한 게 아니에요. 예술적인 것처럼 포장한 게임이 대세가 되서 우리가 아는 즐거운 게임을 몰아낼 일도 없고, 게임이란 매체가 '예술계 따위'에 종속될 이유도 없어요.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스놉처럼 모든 게임은 *반드시* 플롯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에요. IGN에 올라온 원본 글만 봐도 알겠지만 오히려 정반대죠.

    예시로 드신 핫라인 마이애미 같은 경우는 사실 플롯이 보기보다 굉장히 치밀한 편입니다. 자켓의 활약, 자켓과 여자, 헬멧의 활약 이 3가지 플롯이 얽혀서 전개되는데다가 시점도 왔다갔다하고 심지어는 사건의 결과까지 뒤바뀌죠. 소재는 쌈마이 영화 소재지만 플롯 전개와 폭력 미학은 다분히 실험적이고 예술적입니다.

    경쟁 멀티플레이어 게임의 경험을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쪽바닥 문화는 너무 썩어서 도저히 좋게 쳐줄수가 없어요. 어디부터 시작하면 되죠? 프리미엄 멤버십? 리더보드, 스탯을 통한 자위행위와 게임 정치?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설설 길걸 아니까 막장 패치하거나 똑같은 게임만 계속 내는 개발사?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게임 뉴스는 다 그쪽발입니다.
  • 늅실러 2014/03/20 01:49 #

    1) 처음부터 좁은 의미의 예술, 고급 예술을 가리키면서 제 논지를 비판하시는데, 제일 위에서 말한 것처럼 첫째로 게임은 학문과 같이 예술 일반, 넓은 의미의 예술이 아니지 않냐고 했습니다. 게임이 학문이 되지 않는 것처럼 예술이 되지 않아도 상관 없죠. 스포츠는 예술인가요? 예술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있을지 몰라도 농구 그 자체가 예술은 아니죠. 문화의 모든 것이 예술일 필요도 없고, 예술이 되려고 안달할 필요도 없죠.

    둘째로 그럼에도 디지털 컴퓨터 게임에 한해서는 예술적인 면모가 있고, 그런 고급예술이 될 기회가 있다고 했습니다. 글을 읽고 얘기하세요.

    2) 그런 복잡한 플롯이 중요하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핫라인 마이애미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은 유니크한 게임플레이와 게임체험이죠, 틀린가요?

    거기에, 네, 그 모든 것이 게임 경험이죠. '스포츠 식' 게임과 '대리체험 식' 게임에서 '대리체험 식'만을 우위에 두고 계신데, 당연히 스포츠 식 게임에서는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의사결정을 하거나 행위를 하고 거기에는 당연히 갈등이나 더러운 것들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협동이나 합의가 되었을 때 더 값진 경험을 하는 것이고요. 틀린가요?

    3) 결국 당신은 예술이 아닌 문화(대표적인 예시인 스포츠)는 무시하고 있네요. 그렇죠, 스포츠는 도핑과 몸싸움, 스캔들과 부정판정으로 얼룩져 있으니 예술보다도 하찮은 문화네요? 저는 그런 사람을 예술 식민주의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적어도 당신의 글과 당신의 댓글로 보아 당신은 예술 식민주의자에요.

    4)대리체험 식 게임, 그러니까 콘솔 게임만 해도 수도 없이 많은 논쟁거리가 있죠. 허구헌 날 미국 만세나 외쳐대면서 자극적인 컷씬으로 떡칠해놓은 레일로드 슈팅 게임들, DLC 팔아먹겠다고 별 희안한 부분까지 빼내다 못해 ULC라는 신비한 정책까지 내놓은 제작사, 인디 게임이 아니면 비슷비슷한 슈팅-파쿠르-스텔스 요소를 집어넣은 게임들. 게다가 GDC에서는 여러 번 "왜 여성 캐릭터는 적은가"하는 페미니즘적인 질문이 자주 제시되었습니다. 여전히 대형 마켓에서 대리체험 식 게임에는 마쵸적인 판타지만을 재생산하고 있죠.

    마치 온라인 바닥만 더러운 것처럼 이야기하지 마세요.
  • 늅실러 2014/03/20 01:49 #

    "내가 짜증스러운 점은 이거다. 내 생각에 게임이 예술이 된다면, 당연히 예술의 지평이 더 넓어지고 그 평가 기준이 더 풍성해져야 한다. 예술이 여태까지 정의했던 아름다움의 의미나 기준을 송두리째 바뀔 때, 게임이 예술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논지는 이겁니다. 현재의 컴퓨터 게임이 예술이 되지 말라고 주장하거나 예술적인 면모가 없다는 게 아닙니다. 그걸 현재의 미학으로만 판단하면서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할 때, 그건 예술에 종속되는 일에 불과합니다. 지벨룽겐 님의 말처럼 , 영화가 예술이 됨으로 "시퀀스 연출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더해졌던 것처럼, 게임 고유의 가치에 좀 더 집중하지 않으면, 그건 그냥 식민지에 불과한 겁니다.
  • 룸펜솔커 2014/03/20 03:01 #

    1) 게임은 엄연한 일반예술입니다. 상호작용과 전자기술을 통한 감각체험의 결합, 그것을 통한 미적 표현은 다른 매체가 대체할수 없는 수준까지 와버렸어요. 영상의 등장이 예술에 완벽한 새 지평을 연 것처럼, 비디오 게임도 없던 걸로 되돌리거나 다른걸로 대체할 수 없는 새로운 물결입니다. 감각체험과 상호작용을 결합한 순간 단순한 실험의 선을 넘어버린 거에요.

    제가 게임이 예술이 될 필요에 대해서 얘기할 때 말한 예술은 고급예술이 아니라 일반적 예술 얘기였습니다. 일반 예술은 될 수 없지만 고급 예술은 될 수 있다? 모순적이지 않나요? 매체 자체가 일반적 미학 표현수단으로는 인정받을 수 없지만 어떻게든 애쓰면 메인스트림 문화의 '고급' 미적 취향에 맞춰줄 수 있다? 왜 예술에 선을 긋고 상아탑을 짓고 손가락질하면서 "여기도 예술이고 저기도 예술이지만 진짜는 저기고 찌끄레기는 여기서 놀아야지"라고 단정을 짓는 거죠? 게이머이신것 같은데 스스로 즐기는 것이 저급하다는 열등의식이라도 갖고있으신 겁니까?

    그리고 서브컬처가 퇴폐문화나 이상현상 취급받지 않고 양지로 나가려면 해결책은 예술로 인정받는 방법밖에 없어요. 게임이 예술이 아닌 단순한 말초 자극 반응이라면 우린 왜 술담배나 자위를 하는게 아니라 이걸 붙잡고 있는 겁니까?

    2) 비디오 게임은 영상매체입니다. 비주얼과 사운드는 '플롯'은 아닐지 몰라도 내러티브에요. '스토리를 들려주는 방식' 이고 엄연한 스토리의 일부라구요. 단순히 '게임플레이'나 '체험'이라고 뭉뚱그려 인지하고 있는 것도 상호작용과 감각 자극의 결합이고, 거기서 내러티브와 미적 표현, 즉, 예술적 요소를 제하고 역할과 규칙만 남기면 애들이 모래바닥에 그림그리고 빵! 죽었다! 하는 거랑 별반 차이 없어집니다.

    '직접 하는 입장'으로 상정했을 때, 스포츠와 비디오 게임의 기본적인 차이점은 체험의 직/간접 여부입니다. 딱 그거만 유지하고 실제로는 스포츠처럼 단순하게 만든 경쟁 멀티플레이어게임도 절대악은 아니에요. 문제는 그런 게임들의 존재를 근거로 스포츠와 게임을 동일선상에 놓고 스포츠가 본질이라고 박박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다른 가능성은 그 사람들 앞에서 시간낭비 취급받고 평가절하받습니다.

    스포츠 얘기가 나와서 덧붙이자면...

    3) 스포츠와 경쟁 멀티플레이어 게임의 준동일시의 가장 큰 문제는, 장점은 본받지도 못하면서 비슷한 단점만 보여주며 우리 잘못 아니다!라고 뻥뻥 큰소리치는데 있습니다. 스포츠맨십 페어플레이 정신 이런것도 없는 정신적 허허벌판인데 굳이 예술을 거부하는 플레이어들의 자기비하가 시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요!

    일상에선 착한데 게임만 들어가면 트롤에 부모찾는 패드리퍼 되는 사람들 많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게임이잖아 ㅋ" 이럽니다. 뭔가 단단히 잘못돼도 잘못됐는데 다들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라면서 모르는 척 하고 있어요.

    4) 모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북미에서 마초 레일슈터들은 이 동네서 (특히 콜옵) 싱글 명작이라고 이상한 찬양을 받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멀티 게임이나 마찬가집니다. 캠페인 다 꺠도 프레스티지 돌리면서 하는 멀티 플레이타임의 발끝에도 못 미쳐요.
  • 늅실러 2014/03/20 03:42 #

    1) 체험에 의거한 미적표현은 존재하지만, 체험은 반드시 미적 표현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를 테면 세컨드 라이프같은 게임은 미적표현이라기보다 체험이고, 여기에도 게임의 가치는 있습니다.

    "과거의 게임들과 달리 현재 디지털 컴퓨터 게임에는 많은 부분에 예술적 요소들이 들어가 있고, 단순히 룰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테마를 표현'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스탠릭 패러블 같은 게임은 '룰'보다는 '표현'이 더 중요한 게임이다. 그 부분을 인정하고 들어갈 때, 게임에도 '고급 예술'이 될 기회는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 부분을 딱히 무시하진 않겠다."

    또한 특정한 조건을 달아서 이미 설명한 사실에 대해서, 제대로 읽지 않고 논의를 전개하는 사람을 굳이 상대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군요. 남의 말을 제대로 듣거나 읽지 않고 토론을 해봤자 더 전개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 GDC 강연에서는 분명히 플롯과 캐릭터, 게임플레이를 나누어서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요. 게임 체험이란 말을 굳이 쓰는 것은 배경(셋팅)이나 표현 등을 게임 플레이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러니까 과민반응이라는 겁니다. 게임 내러티브야 마리오에도 존재하죠. 하지만 플롯의 영향이 약한 건 사실이죠. 누가 표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까?

    "물론 그런 표현까지도 '플롯'에 넣고 싶어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은데, 거기까지 플롯의 의미를 확장해버리면 굳이 '캐릭터나 게임 플레이를 기억한다'라는 말처럼 '게임 플레이'를 구분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이것 또한 본문에서 한 말이네요. 읽고 댓글을 달았으면 좋겠습니다만?


    3) 그렇게 따지면 말씀하신 '상아탑'으로 몸을 방어하고, 예술연하고 있는 예술계에도 문제가 없지는 않습니다. 설령 고급예술이 아니더라도 마약 빨고 음악하던 친구들은 문제가 없었나요? 지금도 예술계에서는 로비니 음주사건이니 벼라별 스캔들이 다 일어나는 걸로 아는데 말입니다. 오타쿠 계에서도 벼라별 사건이 다 일어나죠. 트레이싱이니 강간이니 뭐니... '왜 서브컬쳐는 퇴폐적으로 취급받는가'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런 일들로 트집을 잡기 때문이죠. 스포츠는 문제 있고 예술은 아니다, 라고 하시는 건 당신 머릿속 꽃밭 원더랜드에서 일어나는 일이고요.

    예술이나 스포츠는 다른 가치를 추구하고, 스포츠의 문제성을 그렇게 따지면, 예술 역시 현실적인 문제에 참여하는 정치나 도덕에 종속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머릿속에 다른 가치라는 개념이 아니라 가치의 등급 개념을 넣고 계신 것 같고, 그게 식민주의자라는 건데요.
  • 늅실러 2014/03/20 03:42 #

    반복해서 말하지만, 게임이 예술이어야 한다고 운운한다면 당연히 게임으로 인해 예술의 지평이 넓어지고 평가기준이 풍부해져야 합니다. 기존 예술의 가치관에서 판단하는 건 게임을 예술종속적으로 만들고자하는 사고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예술종속을 통해 하고 싶은 건 아무래도 인정투쟁의 장에 나서자는 건데, 별로 효과적인 전략같진 않군요. 그거야 말로 게임의 다른 가치, 경쟁이나 커뮤니티 성을 폄하하는 일입니다. 마치 "게임은 잘 팔리니까 가치 있는 컨텐츠다"라고 말하는, 룸펜솔커님이 비판한 "산업주의"와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플롯' '캐릭터' '게임플레이'를 나누어 이야기한다면 당연히 '플롯'만을 우선시하는 것은 기존의 예술 가치관, 기존의 표현에 따르는 것으로, 게임 플레이를 우선시하여 그 가치를 논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글에 대해서 '플롯을 무시하지 마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과민반응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민 반응에 밑에는 바로 게임을 예술 종속적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예술 식민주의적 사고가 담겨있다는 거고요.
  • 룸펜솔커 2014/03/20 09:32 #

    1) 게임에서 체험하게 되는 비주얼과 사운드는 그게 아름다움에서 오는게 됏건 경외를 이끌너내는것이 됐건 미적 표현입니다. 억지로 기써서 예술이 된다고 할 필요 없이 수많은 사람들의 예술적 작업의 산물이에요.

    그리고 본문에서 '표현'을 통한 '고급 예술'로서의 게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게임이 일반적 예술이란 말은 한 마디도 안 나오죠. 스탠릭 패러블 (sic) 만 '고급 예술'게임의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게임에예술성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2) 확실히 플롯은 단어를 독립적으로 놓고 봤을 땐 사건의 나열방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은 종합예술이고 플롯의 중요성을 무시하겠다는 건 디테일 하나를 버리라고 당당히 말하는 겁니다. 야 니들은 마리오 스토리보고 하더냐? 설정집이고 뭐고 다 갖다버려! 나랑 적, 바닥하고 벽만 구분가면 돼지! 이 이벤트는 뻘짓해야 볼수있네? 그시간에 멀티맵이나 하나 더 만들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쪽대본쓰면 되는데 왜 각본같은걸 쓰나? 이러는 것과 마찬가지죠. 플롯을 추구한다는 건 디테일의 추구고, 속칭 '스토리 끝내주는' 게임은 디자인이나 고증, 사운드같은 것도 디테일이 묻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 아발론이 그랬죠? 토먼트는 만들고싶은 거 알아서 만들라는 사내 분위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금은 그런건 사치고 완성되지도 못한 버그덩어리 게임이나 연간 리해시가 당당히 팔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3) 전 오히려 그쪽이 가치 등급개념을 잔인할 정도로 적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반'예술과 '고급'예술을 구분짓고 뭔가 특별한 미를 추구하고 미적 지평을 넓히기 전까진 예술따위도 아냐! 라고 단정짓고 계시니... 예술이 뭔가 별난 짓을 해야 예술이 되는 게 아닙니다. 사회적으로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등장한 수많은 서브컬처들은 기존 예술을 살살 구슬려서 예술에 들어간 게 아닙니다. 대부분 대판 싸우면서 등장했죠. "너희들이 즐기는 건 시각 공해고 소음이고 사회악이야!" 라고 주장하는 기득권층을 끌어들이거나 이전의 문화를 밀어내면서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은 거죠. 문화라는건 향유자들 개개인이 자신있게 즐기고 존중을 요구해야 양지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가치등급을 매기지 않더라도, 사회적 가치등급을 고려해 게임이라는 문화의 예술으로서의 자각을 역설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 나라가 게임을 전자마약 취급하는 현실을 생각해 보세요. 게임의 '재이'의 가치를 역설해도 모자랄 판에 탈예술화, 단순화, 시장화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찬성한다뇨?
  • 늅실러 2014/03/20 11:31 #

    오독을 수정하기 위해 먼저 말해둘 것은, "스탠리 페블릭"같은 게임만이 고급 예술이다라는 선언이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디지털 컴퓨터 게임"은 예술 일반이란 카테고리 안에 속한다는 겁니다.

    본문의 1)에서 다른 게임의 대표적인 예로 '체스'를 들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게임은 말씀하고 계신, 그리고 제가 예술적 면이 다분히 있다고 인정한 디지털 컴퓨터 게임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체스, 포커, 바둑 등 전통적인 테이블 게임부터 시작해서 아까 말한 바와 같이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중시 게임 등이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가치를 논한다면 당연히 게임 일반이 되어야 할 것이고, 당신이 무시하는 "애들이 모래사장에 그림 그리놓고 빵야"하는 게임까지 포함하여 그 가치를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다시 언급하지만, " 현재 디지털 컴퓨터 게임에는 많은 부분에 예술적 요소들이 들어가 있고, 단순히 룰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테마를 표현'하는 부분이 있"으며, 당연히 예술 일반 카테고리 안에 디지털 컴퓨터 게임이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디지털 컴퓨터 게임의 예시로 "스탠리 패블릭"이 대표적이라는 것이고요.

    모든 예술 일반은 당연히 고급 예술이 될 가능성이 있고, 예술 일반이 반드시 고급 예술이 되지는 않습니다. 즉 고급 예술은 예술 일반 안에서 좁은 범위의 예술을 의미하고, 당연히 미적 가치를 기준으로 삼으면 예술 일반에 비해 미적으로 우수한 예술들을 가리킵니다. 가치들 간의 차이나 등급의 문제와, 하나의 가치를 통한 차이나 등급의 문제는 다르단 사실을 이해 못하는 걸까요, 일부러 오독하는 걸까요?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댓글 자체가 논리적으로 파탄나 있습니다.



    당신은 결국 3)에서 '사회적 인정', 그러니까 상징 자본을 놓고 이뤄지는 인정 투쟁의 문제로 '예술이란 카테고리'에 게임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예술 일반'에 대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그러니까 '미적으로 높은 가치를 갖는' '고급예술'을 추구하자는 주장입니다. 그런 분이 왜 자신이 사용한 언어는 좁은 의미의 예술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예술이라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네요, 그건 모순입니다.




    그리고 정확히 같은 논리를 사용하면 산업으로써 게임의 가치를 주장하는 것은 하등 이상하지 않습니다.
    자동차를 예시로 들어보죠. 자동차에도 물론 디자인과 같은 예술적인 면이 들어가 있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 핵심적인 부분은 속도나 안전성, 편안함, 엔진 효율 등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산업적 가치도 있으며, 자동차는 이 산업적인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사회적으로도 인정 받고 있습니다. 예술적인 면이요? 글쎄요, 마니아들은 따지겠지만 그렇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죠.

    마찬가지로 게임에도 산업적인 면이 있으며, 단순히 인정투쟁에 나서고자 한다면 산업적인 면만을 강조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글 써놓으신 걸 보면 마치 산업은 더럽고 무가치하며, 예술은 위대하다는 식으로 적어놓으셨는데, 아뇨, 산업은, 그리고 경제적 가치는 분명히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입니다. 노동이라는 것, 그리고 그 노동을 통한 가계의 유지나 발전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문제는 그 가치가 다른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자신을 주장하는 것이겠지요. 예술적 가치 역시 삶을 향유하면서 중요한 부분임이 틀림 없는데, 그것을 훼손하면서까지 산업이 자신의 가치를 주장하는 면에 대해서 비판하고 계십니다.



    저는 지금까지, 예술의 가치로만 게임을 평가하는 것은 게임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지 않는다, 특히나 게임의 가치가 예술의 가치를 더 풍부하게 하지 않는 이상 그것은 게임을 예술종속적으로 만드는 예술 식민화라고 주장했습니다. '산업 지상주의'에 대해 반발하며 예술의 가치 훼손을 경계하신 분이 왜 '예술 지상주의'를 주장하며 게임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아이들이 빵야 빵야"하는 놀이를 예술의 관점에서 평가 절하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당신의 댓글이 온통 모순인 까닭은, 게임의 수많은 가치 중에 오로지 예술의 가치만을 지상 최고의 것으로 숭배하면서, 게임을 예술의 시녀로 만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에는 게임만의 가치가 있고, 그것의 핵은 "게임 체험"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뒷바침하는 가장 큰 요소는 게임 플레이고요. 마치 자동차의 핵심이 "운전"에 있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자동차에도 예술적인 면모, 그리고 산업적인 면모가 있고, 이러한 면들이 핵심인 "운전"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면 그것을 받아들여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동차만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그것들이 부가적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본문에서도

    "분명 플롯은 게임에 영향을 미친다. 거기에 플롯이 주도적인 게임도 있고, 그러한 게임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게임이라는 매체에 있어서 플롯의 영향은 분명 타 매체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적인 면모만을 강조하여, 특히나 플롯이란 부분만을 강조하여 게임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많은 게임들은 평가 절하를 당하게 됩니다. 디지털 컴퓨터 게임에 한정하더라도, 플롯이 약하거나 없어도 성립하는 리듬 게임이나 가벼운 퍼즐 게임, 대전 게임 등의 평가는 절하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플롯이 없어도 게임은 분명히 게임만의 고유한 가치가 있습니다.

    GDC 강연의 이번 분석은, 수용자들도 게임을 가치 평가할 때 플롯을 크게 염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플롯보다는 게임 플레이에 더 큰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왜 잘못된 것인지요. 플롯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플롯을 제거하자'로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이 '과민반응'이고, 그 과민 반응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것이 바로 '예술 지상주의', '예술 식민주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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