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y(2017) 감상— 거울의 게임이 아닌 게임의 거울

비디오 게임 Prey(2017)은 분명 1인칭 시점에 총을 주 무장으로 사용하는 슈팅 게임이지만, FPS라고만 불리기엔 충분치 않은 게임입니다. 물론, 이 게임은 총뿐만 아니라 초능력과 같은 스킬을 업그레이드하여 캐릭터를 육성하며 퀘스트를 통한 스토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RPG입니다. 뿐만 아니라 잠입요소도 있고 서바이벌 호러 요소도 있으며 그러한 다양한 선택지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0451 장르에 속한다고 보는 것은 옳은 지적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어떤 것이 구심점이 되는 메커니즘인가 할 때에 FPS라기엔 뭔가 만족스럽지 않은 면이 있단 것입니다.


서바이벌 호러의 새로운 발상 — 잡동사니를 재활용 하자!

어떤 의미에서 그런가 하면, 이 게임이 <노려서, 쏘고, 피한다>는 FPS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오히려, 가장 많이 쓰게 될 무기인 ‘글루 캐논’처럼 여러모로 <길 만들기>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적이 전투에서 우위에 서있는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이, 물론 ‘미믹’ 이상의 클래스의 녀석이라면 탄환소비가 심하긴 합니다만, 이 녀석들이 쏘아대는 사이코 볼은 생각보다 탄속이 느려서 피하고자 마음먹으면 그리고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습니다.


“적도 나도 제대로 탄환을 맞추지 못해 서로 빙글빙글 돌면서, 동시에 부족한 탄환을 가지고 어떻게 이 녀석을 요리해야 할 지 고민하는 것”을 주된 플레이가 되는 게임을 우리는 보통 서바이벌 호러라고 부릅니다. 서바이벌 호러들은 묘사한 바와 같이 호러보다는 서바이벌, 즉 자원 매니지먼트에 더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Prey(2017)에서는 특히 기습이나 매복을 통한 잠입 플레이가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덜 하기 때문에, 탄환 매니지먼트가 특히나 중요해지며 그런 점에서 서바이벌 호러가 게임의 등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전작인 Prey나 그 속편으로 기획되었던 Prey2에서는 관련성이 희박하다고 보아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탄환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물론 필드에 놓여있거나 적을 죽여서 얻을 수 있습니다만, Prey(2017)은 좀 더 친환경적인 게임입니다. 필드에 존재하는 각종 잡동사니들을 모아서, 재활용하면 되거든요.


작중에서는 ‘리사이클러’라고 불리우는 일종의 자판기가 존재합니다. 작중 과학적 원리는 제대로 기억이 안 나지만, 여하간 이 자판기에 잡동사니나 아이템을 넣어두면, 네 종류의 자원물질(원소)로 분해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 자판기에서 얻은 자원물질들을 ‘조립기(Fabrigator)’에서 조합하여 필요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 작품에서 레벨업의 개념에 상응하는, 초능력 획득이나 업그레이드는 ‘뉴로모드’란 아이템을 통해서 가능해지는데 이 또한 ‘조립기’에서 조합할 수 있습니다. 서바이벌 호러로써 당연하지만, 아이템을 무제한으로 들고 다닐 수는 없으며, 플레이어는 이 ‘리사이클러’와 ‘조립기’를 다시 방문할 때까지 인벤토리 테트리스를 반복하게 됩니다. 현장에서 곧바로 크래프팅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나의 구역 안에서도 이 주요거점들을 찾아서 여러번 백트래킹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여러 리스크를 감수하고 보상을 얻을지(과장하자면, 잡동사니를 잘만 모으면 레벨업도 되는 셈입니다), 아니면 적은 자원이라도 비교적 안전하게 보존하는 방향을 택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를 탐색하도록 유도하는 ‘구역Section’의 디자인

구역이란 표현을 썼습니다만, 엄밀하게는 로딩 없이 움직일 수 있는 하나의 필드로써 ‘레벨’ 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지요. 단, Prey(2017)에서는 여러(보통 3~4개의) 부서(Divison)들이 하나의 레벨을 이루고 있기에 그것을 일단 ‘구역(Section)’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로비 구역에서는 보안 검문소나 직원 라운지, 인사과 등등을 방문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서들을 이어주는 ‘길’은 실제로 만들어져 있는 것 외에도 덕트를 이용한다던가 좁은 틈새를 이용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글루 캐논을 손에 넣어 발판을 만들게 되면 <잠재적인 길>은 훨씬 더 많아집니다.


Prey(2017)는 직계 선조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 쇼크>나, 그 형제자매 관계 즈음되는 <바이오쇼크>와 마찬가지로 이미 파탄상태에 이른 공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 선택은, 살아있는 인간이 있을 경우 발생할 변수들을 제거하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폐허를 탐색시킴으로써 “여기는 이런이런 장소였겠지”하고 추측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물론, 이상적으로 말하면 뭐든지 구현할 수 있다면 더 좋겠고, 오픈월드 혹은 샌드박스 게임들이 이러한 방법을 목표로 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먼저 자본적/기술적 제약 때문에 불가능하며, 탐색을 주축으로 하는 게임이라면 플레이어로 하여금 ‘마치 탐정처럼 가설을 세우고 추측을 하게 만드는 디자인’이 더 유효하겠지요. 단, 그만큼 플레이어가 탐색을 하면서 “여긴 아무것도 없잖아”라고 공허하게 느껴서도 안되고 “이건 지나치게 게임적인걸”하면서 노골적이라고 느껴서도 안되는 디자인이 필요해집니다.


탈로스 I의 공포, 그것은미래에도 TRPG게이머는 세션을 잊지 못한다는 비극…

Prey(2017)의 레벨 디자인은 그런 점에서 매우 잘 균형잡혀 있습니다. 우주 정거장이란 장소, 그리고 그것이 회사 사유물이라는 배경을 이용하여 이를 테면 “직원 거주구역에서는, 물론 개개인의 방도 있으나, 식당이나 피트니스 클럽, 레크리에이션 센터 등도 존재한다”는 식으로 작은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는 물론 일반적인 형태의 복도도 있습니다만, 여러가지 방식으로 얽혀있어서, 본래라면 멀리 돌아가야할 방을 덕트나 비상통로를 통해 바로 연결이 된다던지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 여긴 사람들이 이렇게 생활하던 공간이구나”라고 납득이 갈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미션에 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수기 메모나 음성 로그, 컴퓨터의 메일등을 통해서 플레이어들이 자기 나름대로 이 공간이 어떠했는지 상상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꽤 높은 밀도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이른바 워킹 시뮬레이터로 일컬어지는 장르군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인간 플레이어는 특히나 인간의 얼굴이나 표정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NPC들이 그 행동양식으로 들어내는 인격적인 면모 뿐만 아니라 그래픽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여야만 신뢰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완벽한 재현이 불가능하다면, 반대로 어떤 장소를 제공하되 그 ‘이전’이나 ‘이면’을 상상/추측토록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식일 것입니다.)


한 편으로 <잠재적인 길>을 찾아가는 게임적인 면모 역시도 잘 지키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무기들은 “노려서, 쏘고, 피한다” 외의 기능도 가지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장난감 석궁은 데미지는 들어가지 않으며 보통 적을 유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은 동시에 어떤 오브젝트에 ‘터치’ 정도의 압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유리창 너머 손이 닿지 않는 컴퓨터나 스위치를 ‘누르는’ 일은 가능합니다. 이러한 퍼즐들은 힌트가 좀 노골적이라서, 길을 처음부터 만들어나간다기보다는 모자란 피스를 맞추어서 완성해나간다는 느낌을 줍니다(단, 꼭 이 길을 택해야만 한다는 고전적인 어드벤쳐의 제한적인 디자인은 아닌지라, 다른 방식으로도 목적지에 진입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루 캐논이 지나치게 강력하긴 합니다. 일단 마인크래프트처럼 블록 위에 블록을 붙여서 허공에 다리를 만든다, 같은 일은 불가능하지만 벽에 지그재그로 붙이면 꽤 손쉽게 계단이 되어주거든요. 물론 이것은 Z축을 활용한 입체적인 맵 디자인 덕분에 가능한 것이긴 합니다.


Prey(2017)은 이런 식으로 “탐색 — 수집 및 전투—재활용 — 탐색 — …”과 같은 루틴을 반복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으며, 여기서 탐색이란 점에서 집중해 어떤 방법을 시험해볼 것인가 하는 점에서 재미의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조금 늘어지는 구석이 있는 메인 플롯보다도, 서브퀘스트나 음성로그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서브 플롯들 쪽에 훨씬 흥미로운 것들이 많으니까요.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인데요, 예를 들어 이블위딘2도 비슷하게 오픈된 필드에서 서바이벌 호러를 즐길 수 있었지만, 현장에서 크래프팅이 된다던가 지나치게 넓어서 밀도가 떨어지는 공간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Prey(2017)은 그 둘을 회피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유지합니다. 전투도 마찬가지로 그 자체는 그렇게까지 극적이진 않지만 나름대로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고 자원을 관리하게 만드는 점에서 충분히 잘 기능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오브젝트로 그 모습을 변화하여 기습해오는 미믹이나, 투명한 상태에서 물건을 던지는 방식으로 공격해오는 폴터가이스트 같은 적들이 중간중간 등장하여 긴장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공간이 논리적으로 나뉘었다는 점 역시, 다음 공간에 진입하게 될 때 플레이어가 새로운 환경을 기대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단, 로딩이 지나치게 긴 것은 좀 문제입니다. 가끔 하나의 구역과 다른 구역을 오가는 미션이나 서브 퀘스트가 존재합니다만, 초기 PS4인 제 기기로는 거의 30~40초가 걸리곤 했습니다. 같은 구역을 재로딩하는 것은 덜 걸리긴 합니다만, 이쯤되면 다른 곳으로 왔다갔다 하기 싫어집니다. 우주 정거장인 ‘탈로스 I’은 그 외부로 나가는 것도 가능하고, 이것을 일종의 패스트 트레벨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플레이어가 직접 그 출입구를 일일히 개방해야 사용할 수 있다던가), 구역 a — 탈로스1외부 — 구역b로 가는데에만 로딩이 두 번이나 걸리는 데다가 꽤나 길기 때문에 결국 구역a에서 구역b로 가는 데에 ‘좀 더 빨리 도착했다’는 인상을 받기 힘듭니다.


Through the Looking-Glass and What Morgan Found There.

배경은 <시스템쇼크>와 같은 ‘우주 — 초과학— 막장 —정거장’입니다만, 테마는 SF기술의 관리나 발전과 같은 것에 있다기보다는 <거울>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평면에 반사되는 시각정보라는 것 이상으로, 함축적인 의미에서 <거울>이라는 메타포가 기능하고 있습니다. Prey(2017)은 뉴로모드라고 불리는 특수한 디바이스로 다양한 기술이나 재능을 뇌에 이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정에서 시작합니다. 또한, 이 뉴로모드를 개발한 알렉스 유와 그의 회사인 ‘트랜스타’는 탈로스 I에서 우주 생명체 ‘타이폰’을 연구를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거울>이란 메타포는, 즉, 뇌에 직접 재능이나 기술을 심는 것은 어떤 모방Mimic을 의미합니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평면적인 거울뿐만 아니라, 왜곡된 화면을 만들어내는 오목 거울이나 볼록 거울도 있으며 거기서 전혀 다른 풍경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이런 거울의 특성을 보통 반영Reflection이라고 부릅니다. 뉴로모드란 기술에 매료되어, 외계인을 “재능 덩어리” 정도로만 보게 된 알렉스 유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이 <거울>이 비추고 있는 것은 비디오 게임 그 자체입니다. 예를 들어 스크린 기술인 루킹-글래스-서버는, 워렌 스펙터의 “루킹 글래스 스튜디오”를 인용하는 것이며 동시에 3D게임 엔진의 메타포이기도 하지요.

모건 유 스스로부터 온 메시지, Watch Me.

주인공은 게임 내에서 다양한 능력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집니다만, 이는 작중 세계 안에서는 “다른 사람 혹은 외계인의 능력을 뇌에 이식한다”는 것으로,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이나 외계인에 가끼워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총기와 같은 주된 무장보다도 더 든든한 ‘사이코쇼크’라던가, 작은 물체 등으로 변화하여 적 타이폰의 초능력은 이러한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거울신경이 없다고 설정되어 있는 외계인 적 타이폰들은 정작 동시에 플레이어의 <거울>이기도 합니다. 타이폰의 기술을 모방하고 배우는 것으로써 (그들이 걸어오는 공격은 즉 ‘앞으로의 전술’의 교본이기도 합니다. 단, 적의 탐지가 충분히 좋아서, 오브젝트를 모방하여 기습하는 미믹을 모방하려 해도 금방 들킨다던가 하는 식의 상황은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목표에 가까워지며 목표 자체가 바뀌어 가게 됩니다. 이 설정은 게임의 시스템적으로도 구현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우호적으로 행동했던 터렛들이 타이폰 조직을 지나치게 많이 이식하면 공격해온다던가, 그러한 이식이 진행될 수록 특정한 이벤트나 퀘스트가 발생한다던가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는 <바이오쇼크>에서 아담의 사용법과도 닮아있으며, 애시당초 게임에서 학습이란 그런 식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면 물론 그렇겠습니다. 다만, 이 게임은 거울이라는 테마를 제시함으로써 “자유로운 랩처”와는 다른 면을 보인다는 얘기를 해두고 싶습니다. 혹은 그러한<바이오쇼크>마저도 “비추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모방에 한계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지적이지요:


게임 안에서는 주인공, 플레이어의 그리고 우주정거장의 정체성을 집요하게 질문해오지만, <Prey>란 게임 자체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갖지 못한다. 1960년대의 근미래적인 세계관과 SF의 테크놀러지가 혼합된 미적감각은, 이미 비디오 게임의 문맥에서라면 클리셰이며, Prey만의 정체성이라고만 인정하기 힘들다. 탈로스 I의 잔해 속에서 발견되는, 널려있는 업무일람이나 메일, 음성로그 등에 의해 정의되는 스토리도 <Prey>의 정체성은 아니다. (중략) 호기심과 허망한 욕구불만 사이를 오가는 <Prey>의 분위기만이, 이 작품을 정의한다. 이 두 가지 사이의 밸런스가 적절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순간에만, 새로울 것 없으며 잊혀지기 쉽지만 바로 지금 마주하고 있는 부위들이 다 함께 움직여 장엄한 경험이 되도록 만들어 준다. — 웹진 Wierd의 기사 <For a Game About Identity, Prey’s Sure Short on Its Own>에서.


서브퀘스트의 배치나 레벨 디자인 등의 면에서 탈로스 I이란 장소가 확실히 탁월하며 곳곳에 들어선 아르데코 양식은 고져스한 인상을 남깁나다만, <거울>이라는 테마에 잘 들어맞는가 하면 그러한 통일성은 좀 희박한 편입니다. 있다고 한다면, 루킹 글래스 기술이 곳곳에 적용된 것 정도이겠지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그 이외의 ‘풍경’의 각 부위들은 인상이 희박하여 잊혀지기 쉽습니다.


“상상력이란 기억을 이름이다” — 토마스 홉스, <리바이어던>
깨어진 환상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 모건 유부터가 이러한 정체성의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확실히, 과묵한 주인공과 그 기억을 이용한 트릭은 재밌는 구석이 있습니다. 허나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NPC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듯이 플레이어는 ‘모건 유’라는 인물이 과거에 어떠한 정체성을 지녔었는지 파악하기 힘듭니다. 변화무쌍한 미믹과 같은 측면이 바로 그 인격을 빼앗아 간 셈입니다. 메인 플롯 마지막에 반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엄청나게 충격적이라기보다는 논리적으로 어느 정도 예상은 가능합니다. 물론, 플레이어가 한 행동들을 언어화하여 디브리핑해주는 점은 좋은 발상이었습니다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미믹은 결국 그 무엇도 아니라는 이러한 아이러니는, 스토리 뿐만 아니라 육성요소에서도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같은 회사의 작품인 <디스아너드>는 “시간을 멈춘다 + 쥐떼를 소환한다 + 적에게 빙의하여 그 쪽으로 유도한다 + 자신은 블링크로 도망친다”와 같이 능력을 조합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같은 0451 장르인 Deus Ex의 프리퀄 시리즈라면, 다른 게임에서는 디폴트로 주어지는 시스템, 이를 테면 마킹이라던가 레이더 상의 적의 시야표시 등도 업그레이드 요소 안에 넣어서, “자신만의 캐릭터빌딩을 하고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해주었습니다. Prey는 어떨까요? 그 둘 가운데 어딘가에 있지만, 둘의 특색을 강렬하게 보존하고 있지도 못합니다.


어느 리뷰에서는 “걸작의 관을 놓친”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 어느 쪽인가하면 “어느 관도 어울리지 않는” 게임입니다. 모방 혹은 반영이야말로 이 게임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반성장치나 확상으로써 기능하곤 하는 거울세계(Looking glass)의 한계입니다. “인형의 영화”가 아니라 “영화의 인형”이란 표현이 허용된다고 한다면, 이 게임 역시도 “거울의 게임”이라기보다는 “게임의 거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입니다.

자신  스스로를 비춰 보는 게임, Prey(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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