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사 마법소녀의 등장.
어떠한 장르든지 간에 세월이 지나고 숙성이되면 그 장르적 특성을 살린 고차원적인 시도를 하게 된다. 예를 들면, 블루스 음악의 댄스음악화였던 록 음악이 반항의 아이콘이 된 것처럼.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나 더 도어즈가 그랬던 것처럼 락의 본질은 잃지 않되, 복잡한 스타일에서 인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 다시 유행이 불고 있는 유사 마법소녀물도 바로 이런 위치에 있다. 단순히 낄낄 거릴 수 있는 패러디인 <대마법고개>, <팬티&스타킹 with 가터벨트>, <이것은 좀비입니까?>같은 것들도 있겠지만, 좀 더 그 장르의 본질을 지키면서 혹은 영리하게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 작품들을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런 장르의 작품은 clamp의 <마법기사 레이어스>(1993.11 연재시작, 1995년도에 애니화)에서도 그 단편을 찾을 수 있듯, 충분히 긴 역사를 갖고 있으나 이러한 논의의 부족으로 자꾸만 0에서 다시 시작하는 경향이 보인다. 나는 이 글에서 이 장르에서 대표적인 네 작품, <프린세스 츄츄>,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정의소녀환상>,<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를 주축으로 이들의 구조, 공통점과 차이점, 그에 따라 나타나는 각자의 주제와 이에 대한 평가를 하고, 이 장르에 도전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도움이 되어보고자 한다.
2. 마법소녀 = 무당
유사 마법소녀물에 대해 논하기 전에 앞서, 그들의 커버스토리로 사용하고 있는 전형적인 마법소녀물이 어떤 것인가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자세히 파고들면 너무 길어지게 되니, 거칠게 그 요약만 해보고 끝내겠다.
나는 마법소녀는 무당을 애니메화 시킨 캐릭터라고 주장한다. 이전 '심리괴수물'에서 언급한 바 있으나, 좀 더 자세히 들어가 보자. 단순히 무당하면 예언자나 초능력자를 포함한 개념을 생각할 수 있으나 여기서 무당은 '굿을 하여 잡귀를 쫓을 수 있는 사람'으로 지칭하도록 하겠다.
먼지 이 '잡귀를 쫓는 것'이 무엇인가에 주목해보자. '잡귀'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의 구체적인 이미지화 (표상)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것은 실제적인 재난과 병리의 근원이기도 하고, 욕망이나 절망같은 인간 정신문제의 근원이기도 하다. 무당은 그 근원을 밝혀낼 뿐만 아니라 그 근원을 물리쳐 사람들로 하여금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봉사한다. 마법소녀의 초기역할은 단순히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었으나, 차츰 이런 잡귀를 쫓는 위치로 정착한다. 이것을 달리 보면, 초기의 마법소녀가 욕구불만 상태의 해소를 위해 욕구를 충족시켜주었다면, 후기로 갈 수록 그 욕구 불만 상태를 일으키는 근원(무의식 중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셈이다.
그러나 '이 잡귀를 쫓는 것'만으로는 무당이라 할 수 없다. 무당이 하는 일이 '잡귀를 쫓는 것'이라면 '굿'을 할 수 있어야 무당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무당은 자신들이 모시는 신, 초월적 권리를 자신의 몸에 내리고 잡귀를 쫓는데 임한다. 무당들은 신과 인간의 매개체로써, 그들을 불러내리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하는. 지극히 축제적인 행위를 한다. 보통의 퇴마물과 다르게 마법소녀물의 소녀들은 '변신'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어른'으로 변하는 것으로 표현한 초기의 마법소녀물은 이런 초월적 권리에는 더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매개체'라는 부분을 간과했다고 본다. 마법소녀물에서 '사복을 입은 소녀'에서 '제복을 입은 마법소녀'가 되는 과정은 바로 초월적 권리를 자신에 몸에 입고, 인간과 초월 세계의 소통을 하는 '매개체'가 되는 과정이다. 동시에 그녀들이 행하는 '변신'과정은 마치 춤처럼 정해진 동작을 통해, 아름답게 묘사되는 엔터테인먼트 즉 축제와 같다.
무당은 어떻게 무당이 되는가? 춤과 노래를 배워서 잇는 세습무도 있는 반면, 직접 신이 들려서 무당이 되는 강신무의 경우도 있다. 강신무의 경우, 그것은 신으로부터 선택받음, 즉 세계로부터 선택받았음을 의미한다. 대개의 마법소녀가 대대로 마법소녀가 된 가문이기에 그렇게 되었다기보다는, 덜컥 마스코트 동물에게 그 재능이 발견되어 마법소녀가 되었다. 즉 '세계로부터 선택된' 강신무인 셈이다.
3. 커버스토리 = 보석 이야기
3.1 본격적으로 유사마법소녀물들에 대해 논해보도록 하자. 내가 그녀들을 유사 마법소녀라고 부르는 것은, 무엇보다 그녀들의 커버스토리가 마법소녀물(무당!)의 공식적인 법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얕은 지식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무당과는 상관시킬 수 없는 마법소녀물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마법소녀들이 잡귀를 쫓은 보수로 보석을 얻는다는 점이다. 자, 오래 기다렸다. 이 보석 이야기와 2.에서 언급한 마법소녀 = 무당론을 가지고 네 작품의 커버스토리를 비교분석해보도록 하자.
....는 다음편부터.
적절하게 끊었다기 보다는 네 개를 한 꺼번에 하는 과정이 너무 귀찮았음.
아마 내일쯤 올리고 모래 연재가 끝날듯요.

최근 덧글